도시숲아~ 미세먼지 부탁해!

도시숲아~ 미세먼지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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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아야 보인다. 소리없이 움트고 꽃피고 있었다.

 

식목일 맞아 떠난 여의도 공원 탐방기

요즘 하늘을 보면 기존 색상표에 ‘미세먼지 색’을 추가해야 할 듯하다. 희뿌연 하늘이라 그럴까. 높이 솟은 건물이 더 삭막해보였다.

 

그럼에도 봄은 어김없이 우릴 찾아왔다. 고층건물이 답답해보여도 조금만 아래로 시선을 돌리면 또 다르다. 나무와 숲이 보인다. 분명 같은 건물인데 꽃망울 터진 나무와 함께 보니 전보다 훨씬 부드럽다.

같은 곳인데 나무가 함께 보여 맣이 달라보인다.
건물 위로 하늘만 바라보니 답답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같은 곳인데 시선을 낮추니 나무가 함께 보여 느낌이 색달라보인다.

 

도시숲은 미세먼지와 황사를 막고, 도심기온을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나무가 광합성을 하며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과정에서 미세먼지도 함께 흡수한다. 특히 활엽수에 비해 침엽수가 흡수율이 높은데 도시숲은 침엽수가 많아 더욱 주목받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도시숲 미세먼지 농도는 도심보다 평균 26.5%, 초미세먼지 농도는 평균 40.9%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늘의 미세먼지 가 적혀있다. 역시 최고수준의 넘었다.
오늘의 미세먼지 농도가 적혀있다. 최고 수준을 넘었다.

 

지난 주말, 벚꽃이 피기 시작한 여의도공원을 찾았다. 여의도공원은 1999년 1월 개장했다. 쉴 틈 없이 돌아가는 여의도지만 이곳 덕분에 모두가 작은 쉼표라도 찍지 않았을까 싶다. 공원은 주말이라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꽃이 활짝 핀 공원에서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꽃이 활짝 핀 곳마다 사람들이 모여 사진을 찍고 있다.

 

미세먼지에 민감해서였을까, 사이좋게 마스크를 한 커플이 필자의 시선을 끌었다.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한다는 이은미씨와 조의현 씨
외출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한다는 이은미 씨와 조의현 씨.

 

이은미(29) 씨와 조의현(31) 씨는 주말 데이트 마지막 코스로 여의도공원을 찾았다. 조씨는 “평소 기관지가 좋지 않아 미세먼지에 관심이 많다. 외출할 때마다 미세먼지예보를 꼭 확인한다. 또한 마스크를 착용하고, 심한 날에는 자주 바꿔 사용하는 등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인다.”라고 말했다.

이진형(34)씨와 후배는 읏으며 인터뷰에 응해줬다
이진형(34) 씨와 후배는 웃으며 인터뷰에 응해줬다.

 

이날 직장인 운동동호회 미즈노러닝코리아 팀원으로 공원을 찾은 이진형(34) 씨는 “요즘 사람들이 삶의 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운동을 더 많이 하는 거 같다.” 며 “동호회 사람들과 주 2회 정도 공원이나 숲을 찾는데 특히 직장이나 가정과 가까이 있는 도시숲이 적격이다. 앞으로 점점 늘어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맑은 하늘이 그립다는 김효수 (26)씨와 그녀 친구.
맑은 하늘이 그립다는 김효수(26) 씨와 친구.

 

함께 운동하던 회사원 김효수(26) 씨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그녀는 “계속 마스크를 쓰고 운동할 수 없어서 아무래도 미세먼지 예보에 더 신경을 쓰게 된다. 숲이 많아져 공기 맑은 곳에서 마음 편히 운동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같은 교회를 다닌다는 유수진,김은아 씨가 식목일을 맞아 나무앞에서 응원의 표시를 보이고 있다
같은 교회를 다닌다는 유수진, 김은아 씨. 식목일을 맞아 나무 앞에서 응원의 표시를 보이고 있다.

 

필자가 미세먼지를 해결하는 방안이 있겠느냐고 묻자, 구로구에서 온 유수진(21), 김은아(25) 씨는 입을 모았다. 두 사람은 “전보다 손을 더 잘 씻고, 물을 자주 마시고 있다. 곳곳에서 미세먼지 지수들을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으면 편리할 거 같다.” 라며 제안도 잊지 않았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같은 생각이겠지 저 서대에 미세먼지는 물려주고 싶지 않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후대에 미세먼지 물려주고 싶지 않다는 생각은 아마 같을 거다. 

 

맨발로 지압길을 걷는 아이들에게 마음껏 숨쉴 수 있는 환경을 물려줄 수 있도록
맨발로 지압길을 걷는 아이들에게 마음껏 숨쉴 수 있는 환경을 물려줄 수 있도록.

한편 산림청은 지난 3월 23일 서울시와 미세먼지 저감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그린 인프라 구축협약을 맺었다. 앞선 1월 ‘미세먼지 저감 및 품격있는 도시를 위한 그린 인프라 구축방안’ 발표 후, 지자체 1호 협약이다. 청과 시는 도시 내 그린 인프라 구축을 위한 선도사업을 적극 추진하며, 전국적으로 도시숲 모델 개발 및 조성 확대 등을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서울시가 제공한 사업들, (위 좌부터 시계방향으로) 벽면녹화 도봉구 누원초, 띠녹지 강남구 신사로 , 옥상정원 서울고등법원 옥상, 가로수길 노원구
서울시 녹지사업들.(위 좌부터 시계방향으로) 벽면녹화 – 도봉구 누원초, 띠녹지 – 강남구 신사로, 옥상정원 – 서울고등법원 옥상, 가로수길 – 노원구.

 

또한 ▲ 학교·아파트·민간 건물 등의 옥상 정원 ▲ 벽면 녹화 ▲ 자투리 공간 활용한 소규모 공원 ▲ 도시재생사업 중 조성되는 소형 숲과 공원 등 다양한 녹지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더불어 중장기적으로 도시 외곽 산림의 맑은 공기가 도시로 전달되는 ‘바람길’도 조성할 예정이다. 이미 산림청은 식목일을 맞아 저탄소 녹색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서울 남산 면적의 77배에 달하는 2만2천 헥타르(ha)에 5,400만 그루를 심는다는 ‘2018년도 나무심기 추진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아무소리 없어 우리가 의식하지 못했을 뿐. 꽃은 피어 나고 있었다.
아무 소리 없어 의식하지 못했을 뿐, 꽃은 피어 나고 있었다.

 

오늘은 식목일이다. 더불어 4월 7일이면 여의도 벚꽃축제가 시작된다. 보란듯 서울에는 벚꽃이 평년보다 빨리 개화했다. 미세먼지 탓에 봄이 주는 다채로운 색깔이 흐릿해져 아쉽지만, 그래도 꽃망울은 묵묵히 피어오르고 있다.

꽃잎이 흩나리는 저 벤치에 점심시간에 한번 앉았다 돌아오면 오후시간이 활력날 듯싶다.
꽃잎이 흩나리는 저 벤치에 앉으면 오후 시간이 활기찰 듯싶다.
국립수목원에서 제작한 조형물 EAT Together, 의미는 정원 한 스푼(나비와 새와 우리가 함께 어울리는 곳)
국립수목원에서 제작한 조형물 EAT Together, 의미는 정원 한 스푼(나비와 새와 우리가 함께 어울리는 곳).

 

이제 전국으로 뻗어나갈 도시숲, 미세먼지만이 아닌 모두의 마음까지 푸르게 물들여 주길 바란다. 선명한 그 봄빛 그대로 만끽할 날을 그려본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윤경 otte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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