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천·원주=뉴스1) 최일 이시명 신관호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가 5일 시작된 가운데, 비례대표 후보를 낸 정당이 난립하는 데 대해 혼란스러워하는 유권자들의 모습이 전국 곳곳에서 포착됐다.
이날 대전평생교육진흥원에 마련된 중구 은행선화동 사전투표소를 찾은 60대 여성 유권자 박모씨는 투표소 입장을 주저했다.
자신이 지지하는 지역구 후보는 몇 번인지 확실히 알고 있는데, 비례대표 정당 투표는 헷갈린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은 박씨는 “뭐가 뭔지 모르겠다”며 투표소 앞에서 지인과 통화를 한 후 ‘정답’을 터득한 수험생처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투표소로 들어섰다.
70대 유권자 강모씨는 “투표용지가 두 장이라 지방선거보다는 훨씬 간단한데, 정당들이 뭐가 그리 많은지 투표용지가 길어도 너무 길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번 선거에선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와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 투표용지 2장(재·보궐선거 지역은 추가)을 받게 되는데, 비례대표 투표용지에 무려 38개 정당이 기재되며 역대 최장인 51.7㎝의 용지가 유권자들에게 배부됐다.
인천 계양구 계양3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신분증 확인을 마친 뒤 투표관리원들로부터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건네받은 최모씨(74·여)는 “어이구, 이게 뭐야”라며 화들짝 놀랐다.
최씨가 기표소에 들어가기 전 투표용지를 훑어보며 머뭇거리자 옆에 있던 그의 남편은 “당신 맘에 드는 정당을 찍는 거야”라고 했고, 이내 투표관리관이 최씨 곁으로 다가와 설명을 하자 이해가 된 듯 기표소에 들어가 투표를 마쳤다.
최씨는 “투표용지가 너무 길어 놀랄 수밖에 없었다. 누가 누군지 몰라 아무 데나 찍었다”고 말했고, 남편이 “이 사람아 아무 데나 찍으면 무효표야”라고 다그치자 “농담이지. 그것도 몰라”라며 웃었다.
강원 원주 댄싱공연장에 마련된 명륜1동 사전투표소에서도 유권자 중 상당수가 “투표용지가 이렇게 긴 적이 있었나. 장 볼 때 받는 영수증보다 더 긴 것 같다” “긴 투표용지를 회송용 봉투에 넣기 위해 세 번 접었다”라는 둥 비례대표 투표용지에 대해 한마디씩 했다.